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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씁쓸하지만, 고개 숙이지 말길 [안덕수 여자농구 관전평]

지난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4강전 한일전 58-81 패배는 결과적으로 보면 씁쓸한 경기였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농구경기를 복기한다면, 앞서 관전평에서 언급한 ‘경기 초반 운영’에서 밀린 것이 발목을 잡았다. 한 수 아래 전력의 팀과의 대결에선 초반에 밀리더라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전력, 혹은 강팀을 상대로 초반 기세를 내준다면 추격하는데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 한다.특히 이날 경기에서 주요 장면은 2쿼터였다고 본다. 시작 후 약 4분간 0-13을 허용했다. 한국은 타임아웃 후 선수를 일부 교체하고, 동선 조정과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앞세워 놀라운 추격전을 보여줬다. 하지만 추격만 하게 되면 점점 몸이 지치고, 발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공격에서는 결국 공 없는 움직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한국의 3점슛은 15개 중 3개만 들어갔다. 일본은 32개를 던져 14개를 넣었다. 외곽 싸움이 안 된다면, 적극적인 컷인과 트랜지션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날은 공 없는 움직임이 조금 부족했다. 일본의 승부수, 요즘 농구란이날 경기는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한 무대였다. 일본은 1쿼터부터 풀코트 프레싱을 꺼내 들어 승부수를 띄웠다. 공수 전환에서도 선수 개개인의 깔끔한 동선이 눈에 띄었다. 반면 한국은 압박에 고전했고, 공격에서도 일본과 비교하면 정적이었다.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건 포지션별 역할이다. 요즘 농구는 ‘센터가 리바운드를 잡고, 가드가 공격을 전개한다’ 등의 틀에 박혀있지 않다. 일본은 박지수의 리바운드를 막기 위해 타카다 마키·오코예 모니카·아카호 히마와리가 박스 아웃에 집중했다. 대신 이외 선수들이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단순 기록을 넘어, 코트의 전원이 명확한 지침을 가지고 움직인 점이 눈에 띄었다. 공격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 농구는 올 스위치다. 이날 박지수를 마크한 타카다는 고등학교 때 가라테를 하던 선수다. 당연히 3점슛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날 6개의 3점슛을 던져 3개를 넣었다. 장신 선수가 2대2 플레이 후 탑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니 우리는 수비할 때 스위치를 해야 할지, 따라가야 할지 고민하다 연속 실점을 내줬다.일본이 우리보다 크고, 빠르고, 뛰어나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한국도 충분히 신장을 갖췄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인프라 차이는 분명히 있으나,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결국 국제대회에서의 경험 차이가 있다고 본다. 일본은 15~20년 전부터 호주·미국으로 선수들을 보내 경험을 쌓게 했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최신 농구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주위에서 ‘여자농구는 이제 안 된다. 너무 늦어버렸다’ 이런 얘기가 있지만,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헝그리 정신보다는 멘털, 체력과 힘이 더 필요하다요즘 시대에 ‘헝그리 정신’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결국 흐름, 분위기 싸움이다. 경기에서 지고 들어가면 당연히 몸은 더 무거워지고, 중요 순간에 힘을 짜낼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선 멘털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멘털을 잡기 위해선? 당연한 얘기지만 체력과 힘을 더 길러야 한다. 훈련 일정도 조정이 필요할 것이고, 차출 시기에 대한 조율도 손봐야 할 것이라고 본다.종종 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접하다 보면 마치 ‘우리만 힘들다’란 뉘앙스가 읽힌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국제대회에 나선 모든 종목·국가의 코치진, 선수단이 힘든 상태다. 리그와 대표팀 일정이 빡빡한 것에 대한 핑계는 접어두자. 결국 코트에서 한 발 더 뛰는 팀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뻔한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체력·힘을 길러 멘털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코트 위에서의 멘털을 잡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습관’을 기르길 바란다. 이런 습관이 강팀을 만들고, 선수들의 성장을 이끈다. 한국도 충분히 그런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다. 만회할 수 없지만, 고개 숙여선 안 된다최근 여자농구는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부정적인 시선에 놓였다. 아직 동메달 결정전이 남았지만, 그런 시선을 완전히 만회하기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표팀이 고개를 숙일 이유는 전혀 없다. 5일 북한전에서 유일하게 걱정되는 점이 이것이다. 일본전은 끝났고, 아직 대회 경기는 남았다. ‘유종의 미’라는 단어도 떠오르지만, 무엇보다 떳떳이 코트에서 고개를 들었으면 좋겠다. 이들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안고 있다. 경기장을 찾아오거나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덧붙이자면, 고개를 들고 앞으로 스스로가 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길 바란다. 일본전, AG가 전부가 아니다. 농구 생활 많이 남지 않았나. 뛰어야 할 경기가 더 많다.안덕수 KBSN 스포츠 여자농구 해설위원(전 청주 KB 감독)정리=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0.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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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빈자리, 김단비·박지현·이해란이 채워…8강은 강이슬 터져주길 [여자농구 안덕수 관전평]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를 3연승으로 잘 마무리해줬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북한과도 붙었지만, 그 과정으로 선수들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1일 대만전에서 핵심은 박지수(청주 KB)의 결장이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그 부분을 경기 시작부터 잘 인지하고 뛰어준 것 같다. 박지수가 비어 생긴 높이 공백을 잘 메웠다. 진안(부산 BNK)이 그 자리를 맡았고, 박지현과 김단비(이상 아산 우리은행) 등도 신장 측면에서 경쟁력이 나쁘지 않았다.물론 좋은 내용만 봤던 건 아니다. 대만전뿐 아니라 세 경기 통틀어 반복되는 문제가 전반 경기력이다. 중위권 팀 상대가 아니라강팀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중국 상대로도 이렇게 흐른다면 쉽지 않다.1쿼터 중반 9-16까지도 리드를 내줬다. 흐름이 넘어갈 수 있던 상황에서 박지수는 없었지만 김단비가 중심을 잘 잡아줬다. 앞서 북한전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준 이해란(용인 삼성생명)도 다시 한 번 교체 멤버로 상당히 좋은 역할을 해줬다. 자유투도 넣었고, 본인에게 주어진 제 역할을 해내며 팀 득점에 이바지했다. 2쿼터 초반에는 3점 슛까지 넣어줬다. 이해란의 존재가 대만전 초반의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꾸준히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한 경기였다.이해란의 활약에도 전반을 45-37로 마쳤다. 경기력에 비하면 리드가 크지 않았다. 북한전과 마찬가지로 발동이 늦게 걸렸던 셈이다. 게다가 3쿼터 초반에도 시작하자 마자 연속 4실점했다. 이것 역시 상대가 쫓아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돌아봐야 한다.늦은 페이스는 앞으로도 한국 대표팀의 과제다. 오늘 열리는 필리핀과의 8강전, 그리고 4강에 올라갈 시 만날 게 유력한 일본팀 상대로는 초반부터 빠르게 페이스를 올려야 한다. 전반전에 페이를 끌어올리고, 후반에 상대가 다급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하는 게 우리 대표팀의 첫 번째 과제다.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하게 되지만,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정선민 감독도 대표팀이 원하고자 하는 페이스를 초반부터 잘 가져가지 못했다고 돌아본 바 있다. 선수들도 감독이 무엇을 의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코트에서 분명히 책임감 가지고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3쿼터 페이스가 올라온 시점부터는 팀의 장점이 잘 드러났다. 3쿼터 초반 4점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불안했지만, 그 이후 플레이가 좋았다. 제일 중요했던 건 김단비가 3점 2개를 꽂으면서 흐름을 가져온 장면이다. 거기서부터 한국 대표팀이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고 본다. 4쿼터 마무리도 좋았다. 박지현 등 젊고 1m80㎝가 넘는 선수들이 공격뿐 아니라 속공 참여, 궃은 일 등을 잘해줬다. 이해란도 마지막까지 잘 활약해줬다. 강팀을 상대로도 이런 플레이들이 많이 나와야 하지 않나 싶다. 20점 차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는 선수들 체력을 관리하면서 잘 마무리하더라. 8강을 위해 로테이션으로 기용하는 체력 관리가 돋보였다.조별 예선을 총평하자면, 그래도 부정적인 부분보다는 예선 세 번의 경기 보면서 긍정적인 요소 많이 봤다. 정선민 감독과 선수들이 그동안 대표팀에서 많은 아픔을 극복하고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표정에서 느껴졌다. 위기를 기회로 가져오려 하고, 득점 기회를 만들려고 하고, 파이팅 있는 모습과 간절한 마음이 보였다.오늘 만나는 8강 상대 필리핀 대표팀은 지난 박신자 컵 때 국가대표가 참가한 적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필리핀의 센터가 1m93㎝ 정도 된다. 필리핀은 최근 아시안컵에서 7위~8위를 하다 근래 5위에 올랐던 팀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방심은 절대 하지 않을 거다.그래도 첫 번째, 공격보다는 본인이 좋아하는 수비로 턴오버를 유발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이지 슛으로 점수 차를 벌리면 경기를 쉽게 풀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농구를 발휘할 수 있을 거다. 8강에서 체력 관리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체력뿐 아니라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좋은 방향을 살피면서 4강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MVP(최우수선수): 박지현세 경기보면 박지현의 플레이에는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다. 북한전에서 커트인도 그렇고 앤드원도 좋았다. 작년까지 프로 무대에서 커리어를 돌아보면 매년 단점을 지우고 가는 선수가 바로 박지현이다. 외곽 슛도 좋다. 박지현은 이번 대표팀 농구에도 잘 녹아들고 있다. 박지현이 지금처럼만 해주면 앞으로도 큰 힘이 될 거다. 본인이 해주고 있는 궂은 일, 간간이 터지는 3점, 아이솔레이션에서 나오는 1대1. 이런 모습들에서 김단비와 스타일이 많이 비슷해졌다. 치고나가는 부분과 딥 3와 개인 1대1, 리바운드 등이 김단비와 비슷해졌다. 박지현이 또 한 번 이런 놀라운 성장을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다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김단비가 은퇴 후에도 박지현이 키플레이어를 해줄 거다. 이런 모습 계속 보여주면 좋겠다.박지현은 소속팀 위성우 감독에게 가장 많이 혼나는 선수기도 하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은 내게 '지현이를 지금 성장시켜야 한다. 연차가 찬 후에는 지금처럼 빠르게 키울 수 없다'고 설명해줬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들 하지 않나. 위 감독은 박지현을 우리은행 선수일 뿐 아니라 한국 여자농구를 위한 자원이라 생각해 키우는 것 같다. 나 역시 KB 사령탑을 맡을 당시 '신인' 박지수를 'KB의 박지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박지수'라 생각하고 키웠다. 위 감독 역시 우리은행과 대한민국 모두의 박지현을 위해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주목할 선수: 강이슬(청주 KB)앞서 김단비가 3점 슛 2개로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했다. 8강과 4강에서는 강이슬에게도 이 모습이 나와줘야 한다.김단비만으로도 물론 언제든 제 몫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강이슬은 대한민국의 대표 저격수, 간판 슈터다. 림으로부터 멀리 있을 때에도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는 롱 슛을 지닌 선수다. 한 마디로 말해 우리 대표팀이 스페이싱, 즉 공간 활용을 많이 가져가려면 어제 김단비와 같은 외곽 활약이 필요하다. 강이슬이 중요할 때 외곽 슛을, 특히 4강전에서 터뜨려 줄 필요가 있다.강이슬은 타고난 슈터다. 그리고 속공을 달려줄 줄 안다. 그는 1쿼터 초중반부터 본인만의 경기 감각으로 외곽 슛을 꽂는다. 또 이를 통한 드라이브인도 잘하는 선수다. 포워드 수준의 신장이라 리바운드 참여도 잘한다. 세 가지 요소에서 강이슬이 조금만 더 집중해준다면 좋겠다.우리 대표팀에는 물론 강이슬 외에도 김단비, 이경은(인천 신한은행), 박지현 등 역할을 해줄 선수가 많다. 하지만 이대로는 다른 선수들이 할 게 너무 많아진다. 강이슬의 플레이에 다른 선수들이 쏠리게 된다면 다른 네 명이 할 수 있는 농구가 정말 많아진다. 패스의 길도 더 많이 보여지게 될 거다.그래서 강이슬이 해줘야 할 건 온볼보다 오프볼에서의 움직임이다. 강이슬의 기량이라면 캐치 앤 슛, 캐치 앤 드라이브인으로 득점을 가져가거나 속공 상황에서 박지수, 박지현, 김단비에게 리바운드를 잘 해줄 수 있다. 박시주의 장점 중 하나가 숏 패스(아울렛 패스)다. 강이슬이 박지수로부터 시작되는 속공에 참여한다면 대표팀은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안덕수 KBSN 스포츠 여자농구 해설위원(전 청주 KB 감독)정리=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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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현장] 벤투 감독, "포커스는 첫 경기...탈락한 선수들 안타까움 전하고 싶다"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26명의 명단이 12일 공개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명단 발표 행사를 갖고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인터뷰에 나선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 개개인만 본 것이 아니라 누가 팀에 잘 녹아드는지를 봤다”면서 그동안 소집돼 활약하고도 탈락한 선수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했다. 벤투 감독은 공격 자원 오현규(수원 삼성)를 엔트리 외의 선수로 카타르에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엔트리에 변동이 필요할 경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첫 경기 시작 24시간 전까지 부상으로 인한 엔트리 변경이 가능하다. 벤투 감독은 “오현규와 면담을 통해 뜻을 전달했고, 동의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가장 뒷전으로 미뤄야 하는 감정이 걱정, 두려움다. 첫 목표였던 월드컵 진출을 이뤄냈기에 기쁘고 가장 큰 대회인 월드컵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손흥민의 부상에 대해 토트넘 의무팀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나. 그리고 손흥민 부상이 이강인 선발에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손흥민 관련해 토트넘 의무팀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 팀 훈련 합류 시기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매일 연락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수가 편안하게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강인 선발은 손흥민 상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오현규 선발은 손흥민과 관련이 있나? “그렇다. 오현규는 손흥민의 상태 때문에 뽑았다. 그것 때문에 오현규가 같이 가는 거지만, 또한 그것이 오현규가 함께 가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이강인이 26인에 포함됐다. 이강인은 어느 순간에 활용하고 싶은 선수인지?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강점은 기술이 좋은 선수라는 것이다. 또 이번 시즌에 발전한 모습 보여줬다. 언제 활용할지 지금 말하긴 어렵다. 경기를 해봐야 알 수 있고, 월드컵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경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오현규의 장점은 무엇인가. “피지컬이 강하고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스피드가 좋고 경합도 잘한다. 계속 관찰하던 선수고, 국내 소집에서 뽑았는데 소집 때의 모습을 보면서 결정하게 됐다.” -오른쪽 라인에 송민규, 윤종규가 합류했다. 이들을 최종 선발하게 된 이유는. “경기를 봤을 때 이미 알고 있을 거라 본다. 우린 선수 개인, 기술만 보는 게 아니라 팀에 어떻게 녹아 드는지 그 이상을 본다. 송민규는 선발되다가 9월엔 선발이 안됐다. 부상으로 운이 좋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시즌 마무리를 잘했고, 소집 때 보여준 모습이 선발하기에 충분했다. 윤종규도 비슷하다. 윤종규는 우리 스타일에 적응을 잘했고, 우리 스타일에 맞는 좋은 특징을 갖고 있다.” -김진수는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경기에 뛸 수 있다고 보는지, 그리고 김진수의 몸 상태 때문에 풀백 자원을 많이 뽑은 건지 궁금하다. “어제 기자회견 때는 내가 잘못 이해했던 부분이 있다. 질문이 김진수 아닌 박지수로 생각해서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김진수도 더 지켜보면서 관리를 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아직 팀 훈련 진행하지 못하고 개인 훈련만 해왔다. 내부 의무팀과 소통 통해서 확인을 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5명의 사이드백을 선발한 건 김진수 때문은 아니다. 그렇게 하기로 오래 전부터 논의해왔다. 이중 두 명은 레프트백으로도 뛸 수 있다는 것도 선발한 이유다.” -엄원상처럼 그동안 잘 해왔지만 아쉽게 제외된 선수도 있다. 어제 아이슬란드전 경기 내용이 최종 선발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서는 매 순간이 중요하다. 언급한 엄원상도 아쉽고, 다른 아쉬운 선수도 많다. 탈락한 선수들은 경기 후에 개별 면담을 했다. 윙어 포지션에서는 4명을 뽑으려 했고, 2명은 윙어 외의 다른 포지션도 뛸 수 있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 포지션은 충분하다 생각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포지션은 어디인가. 가장 아쉬운 선수가 있다면. “최종 명단은 오늘 전달했다.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관찰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몇몇 포지션은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선수 한 명을 특정하기보다 어제 경기 이후 선발되지 않은 선수 명단을 전해줄 때가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선수들에게도, 우리 코칭스태프에게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선발되진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려줬고, 최대한 솔직하고 공평하게 대하려고 했다.” -박지수가 부상 당하지 않았다면 뽑힐 수 있었을까? 면담 때 그에게 어떤 말을 해줬는지 궁금하다. “가능성은 있었다. 선수와의 개별 면담은 우리끼리만의 것으로 남겨두고 싶다.” -아직 가나 명단은 안 나왔지만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명단이 나왔다. 첫 조편성 받았을 때 목표와 이번 명단 발표 이후에도 유효한지, 혹은 다른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최종 명단에 대한 건 큰 의미 없다. 세 팀 모두 좋은 선수 보유했고, 대부분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명단이 나왔다고 해서 우리의 목표가 바뀌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최대한 싸우고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상대가 강하기 때문에 어려움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월드컵에서의 목표, 그리고 이것이 한국 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지 알려달라. "월드컵은 긴 시간 준비했고, 사전 답사도 했다. 팀을 최대한 잘 준비시키는 게 우리 목표다. 첫 경기 때까지 일반적인 팀 훈련을 하고 경기 이후는 회복시킨 후에 훈련을 한다. 올바른 방식으로 강팀을 맞이하는 게 목표다. 포커스는 첫 경기에 맞추겠다." 이은경 기자 2022.11.1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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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성적 압박감 큰 선수, 체계적 멘털 관리 필요

한국 여자 농구 간판센터 박지수(24·청주 KB·1m96㎝)가 공황장애 증상으로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선수 멘털 관리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청주 KB 관계자는 일간스포츠를 통해 “박지수는 경기도 용인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안정을 되찾는 게 중요해 외부 연락을 받지 않는다. 전문의 소견으로는 현재로서는 쉬는 게 정답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음 달 FIBA(국제농구연맹) 월드컵 준비를 위해 여자 농구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던 박지수는 최근 공황장애 초기진단을 받아 대표팀 훈련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지수는 지난달 강원도 태백에서 치른 소속팀 전지훈련에 참여했다가 훈련이 종료될 시점 과호흡 증상을 보였다. 병원 진료를 받은 뒤 지난달 말께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는 대한농구협회와 소속팀의 지원을 받아 심리·약물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KB 구단 관계자는 “박지수는 주기적으로 내원 진료를 받을 것이다. 복귀 예상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수는 한국 여자 농구의 대들보다. 분당경영고를 졸업하고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B에 입단한 그는 통산 세 차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두 차례 MVP에 올랐다. 지난 두 시즌 연속 7관왕에 오르는 업적도 이뤘다. 한국에서 시즌을 마친 뒤 여름에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며 큰 무대를 경험하고 있다. 농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지수의 공황장애 발현 원인은 ‘성적에 따른 압박감’ 때문이었다. 박지수는 이른 나이부터 ‘국보센터’로 불렸다. 대표팀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맹활약했다. 국내·외 대회마다 모든 관심을 받았다. 성적에 대한 책임은 부담으로도 다가왔지만, 박지수는 다른 선수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이 워낙 강했다. 그게 압박감으로 되돌아왔다. WKBL 6개 구단 중 KB만이 멘털 트레이너를 고용했다. KB 멘털 트레이너는 정규시즌 경기마다 동행하면서 선수들을 세심히 관리해준다. 라포(심리적 유대감) 형성을 위해 선수들과 주기적으로 면담한다. 구단 내 신망도 두텁다. KB 관계자에 따르면 박지수의 공황장애 증상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박지수와 면담을 자주 하는 멘털 트레이너 덕분이었다. WKBL 관계자는 “박지수같이 영향력 있는 선수가 이러한 상황을 겪으니 다른 구단도 선수 멘털 관리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며 “멘털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이것이 어려우면 비정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의 변화가 생길 수 있겠다. WKBL 측도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는 심리가 더 안정된 상태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다. 여자 프로농구 구단이 멘털 트레이너를 고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렇다면 멘털 관련 교육이 대안이 될 수 있다. WKBL에 따르면 그간 선수들이 가장 많이 받은 교육 사례는 부정 방지 및 미디어 (대응) 교육이었다. 이 외에도 WKBL은 인권, 프로의식 강화, 성폭력 예방 교육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8.04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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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또 박지수 '오심 논란', 이번엔 이득 봤다

또 박지수(27·수원 FC) '오심 논란'이 나왔다. 박지수는 지난달 14일 성남 FC와 K리그1(1부리그) 4라운드에서 후반 38분 뮬리치를 막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3일 뒤 인천 유나이티드와 5라운드에서는 후반 9분 핸드볼 파울과 함께 경고를 받았다. 두 장면 모두 비디오 판독(VAR)을 거쳤다. 하지만 '오심'이었다.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 심판위원회 평가소위원회는 오심을 인정했고, 박지수는 사후 감면을 받았다. 박지수는 억울했다. 수원 FC는 피해자였다. 오심이 경기에 영향을 미쳤고, 성남전은 1-2로, 인천전은 1-4로 패배했다. 지난 4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7라운드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 박지수는 다시 한 번 오심 현장의 중심에 있었다. 앞선 두 사례와 상황이 달랐다. 이번에는 박지수와 수원 FC가 오심으로 이득을 본 상황이 발생했다. 문제의 장면은 전반 34분 등장했다. 중앙선 부근에서 제주 조성준이 미끄러지며 공을 놓쳤다. 이를 박지수가 가로채 공을 소유하고 있는 순간, 일어선 조성준이 뒤에서 태클로 공을 건드렸다. 공은 제주 이창민 발 앞으로 갔고, 이창민은 그대로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진성욱에게 정확하게 연결됐고, 진성욱은 오른쪽으로 달려 들어가던 안현범에게 패스했다. 안현범은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 FC 골네트를 갈랐다. 제주의 선제 골이었다. 하지만 제주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심은 VAR 판독 후 득점을 취소했다. 조성준이 박지수에게 행한 백 태클을 파울로 결론 내렸다. VAR이 제대로 판정을 한 것일까. 심판들의 눈은 달랐다. 축구협회 1급 심판 A는 "심판들의 의견이 100%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 심판들과 토의를 해본 결과 대다수 심판들이 파울이 아닌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 내 생각 역시 노 파울"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축구는 신체적 접촉이 일어나는 스포츠다. 정당한 신체 접촉으로 보인다. 조성준이 박지수 뒤에서 다리를 뻗어 공을 먼저 건드렸고, 그 다음 신체 접촉이 일어났다. 정당하게 공을 뺏은 것이다. 박지수도 공을 뺏기고 난 다음 중심이 무너졌다. 신체 접촉으로 넘어졌다고 해서 다 파울이 아니다. 이렇게 따지면 정당한 어깨 싸움도 넘어지면 다 파울"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심판 B는 "득점 취소는 오심이라고 본다. 일관성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 경기에서 주심이 전체적으로 파울을 주는 수위를 보면 박지수 장면 역시 그냥 지나가는 게 맞다. 웬만한 몸싸움은 허용해 놓고 박지수 장면에서만 파울을 인정했다. 제주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판 C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박지수 장면에서 왜 조성준의 파울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파울이냐고 물어본다면 규칙서를 적용할 수 있는데, 왜 파울이 아닌지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힘줘 말했다. 심판 D의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다. 내 의견은 노 파울"이라고 답했다. 많은 심판들이 내린 결론은 오심. 제주의 골이 인정이 됐어야 정심이다. 이번 오심의 피해자는 제주다. 리그 개막 후 6경기 연속 무패 행진(1승5무)을 달리던 제주는 수원 FC에 1-2로 졌다. 안현범의 골이 인정됐더라면 최소 비길 수 있었다. 무패 행진도 이어갈 수 있었다. 경기 후 남기일 제주 감독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3골을 넣었는데 1골만 인정되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후반 13분 주민규가 터뜨린 헤딩 골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남기일 감독이 말한 또 다른 1골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주민규의 골이다. 이 역시 VAR 판독 후 취소됐다. 주민규의 핸드볼 파울로 결론 났다. 경기 후 남기일 감독이 심판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는 "심판에게 핸드볼 파울에 대한 규칙을 물어봤다. 내가 교육 받은 것과 맞지 않은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것도 오심이었을까. 많은 심판들은 핸드볼이 '맞다'고 판단했다. 규칙서에는 '손·팔로 직접 상대 골문에 득점을 했다면 비록 우연일지라도 반칙이며, 이는 골키퍼도 포함한다. 선수, 또는 팀 동료의 손·팔에 볼이 터치 된 이후 비록 우연일지라도 즉각적으로 상대 팀 골문에 득점을 했을 경우, 득점 기회를 만들었을 경우 핸드볼로 판단한다'고 나와있다. 페널티 박스 안과 밖 모두 적용되는 규칙이다. 하지만 100%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 한 심판은 다른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핸드볼 예외 규정이 있다. 의도치 않게 손에 맞은 후 공이 패스 혹은 드리블로 몇 번의 이동이 생겼다면 핸드볼로 보지 않는다. 주민규 손을 맞고 즉각적으로 골이 들어가지 않았기에 골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은 심판위원회 평가소위원회로 넘어갔다. 축구협회는 "5일 평가소위원회가 열렸고, 6일 다시 한 번 회의를 가진다. 빠르면 6일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4.06 05:30
스포츠일반

새 역사 쓰는 ‘어메이징 박지수’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의 박지수(23·196㎝)이 2020~21시즌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박지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0경기 전경기를 뛰며 모든 경기에서 더블-더블(두 자릿수 득점-두 자릿수 리바운드)을 기록했다. 이는 여자프로농구(WKBL) 역사상 처음이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았기에 나온 기록이라고 폄훼하기에는 이전에 외국인 선수들도 세우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여기에 박지수는 4강 플레이오프 2경기(신한은행에 시리즈 2-0 승리)에서 모두 20-20(20득점 이상-20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했다. 1차전 23점 27리바운드, 2차전에서 21점 24리바운드였다.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 20-20을 기록한 것 역시 WKBL 최초다. 신한은행의 정상일 감독은 플레이오프가 열리기 전 “박지수의 높이를 기술적으로 막기가 어려우니 우리 선수들이 정수리에서 냄새가 나도록 머리를 감지 않겠다”고 농담했다. 그 정도로 단기전에서 박지수의 높이는 엄청난 무기인데, 실전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힘이 나왔다. 정상일 감독은 2차전 패배 후 “플레이오프 박지수는 정규리그 때에 비해 다섯 배는 더 막기 어려웠다”며 고개를 저었다. 박지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정규리그-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까지 시즌 전 경기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한다면 이것 역시 새로운 역사다. 박지수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20-20 기록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2016-17시즌 존 쿠엘 존스(우리은행)가 챔피언결정전 3경기 연속 20리바운드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플레이오프부터 챔프전까지 20-20을 연속으로 했던 선수는 없었다. KB는 정규리그 2위에 그쳤다. 이에 대해 박지수는 “그게 가장 힘들었고, 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며 의지를 다졌다. 그는 플레이오프 2연승에 연속 20-20으로 한껏 자신감이 올랐다. 단적인 예가 플레이오프 2차전 2쿼터 막판 자신 있게 3점 슛을 던져 깔끔하게 성공시킨 장면이다. 정규리그에서 시간에 쫓겨 급하게 던졌던 3점슛(성공률 18.8%)과 달리 전문 슈터처럼 침착하고 깔끔했다. 박지수는 이례적으로 양손의 손가락 세 개를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하며 활짝 웃었다. 단기전에서는 박지수에 대한 상대의 집중 견제가 더 심해졌다. 박지수는 “침착하고 집중력 있게 하려고 한다. 올 시즌을 우승하고 끝내겠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은 KB와 용인 삼성생명의 대결로 결정됐으며, 7일부터 5전3승제로 열린다. 이은경 기자 2021.03.04 06:00
스포츠일반

스무살 나이 차이, 하지만 '우리' 꿈은 같다…맏언니 임영희-막내 박지현의 수다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와 막내 박지현이 선수로 함께하는 마지막 수다를 떨었다. 최근 서울 번동 북서울 꿈의 숲에서 만난 임영희(왼쪽)와 박지현은 "새로운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광삼 기자"(임)영희 언니와 한 시즌밖에 뛰지 못해 너무 아쉽지만, 한 시즌도 같이 뛰어 보지 못한 선수도 많은데 저는 영광이었어요(박지현)"."오히려 내가 지현이라는 선수와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지. 이것도 다 오래 선수 생활을 한 덕분 아니겠니.(웃음)(임영희)"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39)와 막내 박지현(19)이 선수로 함께하는 마지막 수다를 떨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임영희는 20년 동안 코트를 지키며 사상 첫 정규 리그 600경기 출전 등 금자탑을 쌓은 살아 있는 전설이다.위성우 감독과 2012~2018년까지 우리은행의 통합 우승 6연패를 이끌었다. 2012~2013시즌 정규 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휩쓸었고, 2013~2014시즌엔 챔피언결정전 MVP로 뽑혔다. 그는 마지막 시즌에도 평균 30분 가까이 출전하며 10.5득점 3.6어시스트 3.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특급 활약을 펼쳤지만, 박수받을 때 떠나기로 결심했다.임영희가 마지막 불꽃을 붙태우는 사이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겁 없는 신예가 프로의 문을 열어젖혔다. 2000년생 박지현은 우리은행 입단 과정부터 극적이었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된 박지현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다. 모든 팀들이 군침을 흘리는 가운데 박지현은 4.8%라는 가장 낮은 확률을 뚫고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박지현은 쟁쟁한 언니들 사이에서도 정규 리그 15경기 평균 19분6초를 뛰며 8득점 3.7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올려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우리은행은 올 시즌 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하며 '우리왕조'를 마감했지만, 임영희 코치와 차기 에이스 박지현 중심으로 이어질 세대교체에 벌써부터 큰 관심이 쏠린다. 최근 서울 번동 북서울 꿈의숲에서 만난 임영희와 박지현은 "매년 찾아오는 봄처럼 우리은행의 겨울에도 금세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봄이 성큼 다가온 산책로에 선 둘은 스무살 나이 차를 잊은 듯 깔깔대며 수다를 떨었다. - 평생 기억에 남을 시즌을 마친 소감은.박지현(이하 박)= "생애 첫 프로 데뷔전은 지금 생각해도 가장 신기한 경험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꿨던 무대에서 막상 뛰게 되니,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만큼 빨리 지나가더라. 정규 리그 15경기를 뛰었는데, 한 경기 한 경기 다 기억난다. 짧았지만 강렬한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다."임영희(이하 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1년이다. 선수로 마지막 시즌이었다는 점도 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600경기 출전 달성도 뿌듯하다." - 신인이라서 유독 더 아쉬운 게 많은 것 같다.박= "코트에서 가진 것을 다 보여 주지 못했다. 신인답게 더 자신 있고 패기 있게 뛰었어야 했다. 무엇보다 팀 성적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 선수로 마지막 시즌을 마친 임영희. WKBL 제공- 선수 임영희로는 마지막 시즌이었다.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루지 못한 시점이기도 하다.임= "지현이가 없는 상태에서 은퇴해야 했다면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다. 불안한 마음은 없다. 물론 조금 걱정된다. 나 없이 (김)정은이와 (박)혜진이를 비롯한 기존 선수들이 새 선수들과 손발을 빠르게 맞출 수 있으면 좋겠다." -박지현이 믿음직스로운 이유는.임= "여자 농구에서 신입 선수가 게임을 뛰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은행 박지수의 경우는 워낙 신장과 힘이 압도적이라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현이는 외곽 플레이어인데 부담 없이 하더라. 어떤 팀에 가더라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실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임영희는 박지현이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에 뛸 실력이라며 칭찬했다. WKBL 제공- 하필 박지현이 들어온 해에 연속 통합 우승 기록이 끊겼다.박= "공교롭게도 프로 데뷔전도 졌고, 그 다음 경기도 졌다. 내가 들어오고 2연패한 것이다. 게다가 우승은커녕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도 못했다. '나 때문인가'라는 생각도 해 봤다. 다행히 그런 생각을 할 때 언니들이 '네 잘못이 아니다. 언니들이 못해서 졌다'라고 다독여 주셨다."임= "지현이가 아니라 누가 들어와도 '내 탓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시즌이었다. 지현이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지만, 우리은행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전력이 완성된 팀은 선수 한 명 때문에 이기고 지는 일은 없다. 팀 성적이 지현이 탓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지현이가 우리팀에 올 수 있어 복 받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놓친 건 지현이를 뽑을 때 행운을 다 써 버려서가 아닐까.(웃음)" - 임영희는 어떤 선배인가.박= "먼저 다가와 주시는 분이다. 고민이 있을 때 먼저 아시고 찾아오셔서 '잘하고 있다' '이건 이래서 못한 거다' 등을 먼저 얘기해 주신다. 플레이오프 1차전 끝나고 이동 중 받은 문자 메시지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영희 언니가 '힘든 건 언니들이 할 테니 부담 갖지 말고, 지금은 하고 싶은 대로 너가 잘하는 플레이를 해'라고 조언과 격려를 장문으로 보내 주셨다. 언니의 배려에 감동했다." 박지현에게 임영희는 맏언니 그 이상의 존재다. 양광삼 기자 - 후배의 고민을 알아채는 방법은.임= "눈치 챌 필요가 있나. 감독님한테 지적당하거나 혼난 지현이는 시무룩한 게 얼굴에 다 드러난다. 우리 눈에는 어떤 상황 때문에 혼났을 것이라는 게 보이니, 후배가 기 죽지 않게 장난도 치고 격려도 해 주면서 풀어 준다. 지현이는 고교 시절 많이 혼나면서 운동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감독님이 프로 세계에 적응하라는 뜻에서 일부러 소리도 더 크게 지르신 것 같다. 처음엔 감독님 소리에 놀라서 울고 그랬는데, 지금은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후배들 중 박지현에게 더 관심이 가는 편인가.임= "막내라서 더 신경 쓰인다. 무엇보다 지현이는 이 팀의 주축으로 뛸 선수가 아닌가. 게다가 지독한 연습벌레다. 입단 초기 외곽슛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오전과 오후 운동을 앞두고 1시간 먼저 나와 개인 슛 연습을 하더라. 그 노력이 시즌이 지나면서 눈에 보였는데, 약점을 보완하려는 열정이 좋아 보였다. 이런 후배를 싫어할 수 있나.(웃음)" - 맏언니는 외롭겠다임= "천만의 말씀. 나도 후배들한테 기를 받는다. 내가 감독님한테 혼나는 날이면, 지현이를 비롯해 후배들이 '언니 힘내요'라고 문자를 차례로 보낸다. 서로를 챙기면서 힘도 얻고 위로도 받는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세대 차이는 존재하기 마련. 박지현은 임영희 선수의 나이가 믿기지 않으면서도, SNS나 대화할 때 조금씩 차이를 느낀다. 양광삼 기자-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세대 차이는 있다.박= "영희 언니가 마흔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코트에선 언니의 나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다만 SNS 사용법을 모르고 신기해할 때나, 요즘 어린 선수들이 쓰는 '급식체(급식 먹는 10대의 은어)'를 귀엽게 봐주실 때 나이 차이를 조금 느낀다.(웃음)"임= "내 신인 시절과 요즘 어린 선수들의 사고방식은 다르다. 급식체는 같이 지내다 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아듣는다. 하지만 요즘 가수들과 노래는 극복이 안 되는 부분이다. 회식이나 뒤풀이 때 노래방에 가면 30대 이상 선수들은 '무슨 노래야. 흥이 나질 않아'라는 말이 나올 선곡을 하더라. SNS는 팔로하는 법을 몰라 후배들에게 휴대전화를 맡겨서 대신 '맞팔(서로 팔로)'하게 한 뒤 돌려받았다.(웃음)"박= "다 그런 건 아니다. 혜진 언니, 그러니까 혜진이도 노력을 많이 하시지만 아무래도 30대 언니들부터는 살짝 세대 차이를….(웃음)" - 박지현은 아직 우리은행의 악명 높은 비시즌을 겪어 보지 못했다.박= "언니들은 무섭다고 한다. 다들 한숨 쉬더라."임= "아무리 힘들 거라고 말해 줘도 몸에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팀 훈련은 몸이 겪어 봐야 안다.(웃음) 답은 그냥 휴가 동안 푹 쉬고, 이후 '나 죽었소'라는 마음으로 하는 게 마음 편하다.(웃음) 그나마 다행인 점 하나는 감독님이 처음 오신 6~7년 전과 훈련 강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웃음)" 2017~2018시즌 우승 당시 환호하는 우리은행 선수단의 모습. IS포토- 내가 터득한 '위성우 감독 사용법'은.박= "잘 모르겠다.(웃음) 정말 솔직히 얘기하면, 우리은행 입단 전에 본 감독님은 코트 안에서 멋졌다. 밖에서 만나면 되게 자상하게 웃으시는, 미소가 따뜻한 분이었다. 그런 모습에 속았다.(웃음) 신인 드래프트장에서도 무척 자상하셨는데, 우리은행에 들어오고 이틀이 지나면서 달라지셨다.(웃음) 아직 본모습을 다 보여 주신 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정말 많이 혼나고 있다. 다 내가 못해서 더 잘하라는 마음으로 그러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우리 감독님은 상상 이상으로 호랑이 감독님이라는 말은 남기겠다.(웃음)"임= "정말 오래 위 감독님과 함께했지만, 사용법은 없는 것 같다.(웃음) 우리가 감독님이 원하고 좋아하는 스타일을 빨리 파악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웃음) 지현이도 그런 부분을 빨리 터득하는 게 덜 혼나고 프로에 빨리 적응하는 지름길이다. 힘들겠지만, 위 감독님은 피하려고 하면 안 되고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웃음)" -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면서 걱정도 많을 텐데.임= "일단 후배들한테 '언니를 코치로 부르지 마라'고 얘기하긴 했다. 물론 그렇게 안 될 수도 있겠지만, '10년을 선수로 같이 한솥밥을 먹던 후배들이 낯설어할까 봐' 하는 마음이 앞선다. 함께 힘든 시절을 보내며 쌓은 공감대가 한순간에 없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정은이와 혜진이와 서먹서먹해질까 봐 걱정스럽다. 감독님과 전주원 코치님께도 내 고민을 말씀드렸다. 전 코치님은 선수들도 거리감 없이 잘 받아들이고 괜찮을 것이라고 말해 주셨다." - 앞으로 보좌하게 될 위 감독에게 한마디 한다면.임=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하는 말도 신문 기사를 통해 전해지겠지만,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좋은 상황에서 은퇴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코치로도 많이 보고 배우면서 잘 보필하겠다." 코치 임영희는 박지현과 함께 다시 한 번 우리은행왕조를 꿈꾼다. 양광삼 기자- 레전드 임영희 코치와 에이스 박지현이 만들어 갈 우리은행이 기대된다.박= "언니가 마음 편할 수 있도록, 내가 그 빈자리를 잘 채우겠다. 정은 언니와 헤진 언니 등과 함께 내년엔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나가겠다. 우리왕조를 재건하고 싶다."임= "잘할 거라고 믿는다. 지현이도 정은이와 혜진이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감을 잡았을 것이다. 옆에서 잘 도와주겠다. 무엇보다 우리는 팀으로 다시 올라가는 단계다. 코치로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고 싶다. 지현이와 함께 다시 한 번 '우리(은행)왕조'를 여는 꿈을 꾼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9.04.0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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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사월의끝' 박지수 "예쁜 이미지 진작 포기, 더 감췄다"

주연만 맡았다 하면 트로피는 따놓은 당상이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마이라띠마(유지태 감독)'로 제34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 충무로 샛별로 깜짝 등장한 배우 박지수가 4년 만에 '사월의 끝(김광복 감독)'을 통해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사월의 끝'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 현진이 낡은 아파트로 이사를 온 후로 동네에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현진을 둘러싼 세 여자의 얽히고 설킨 비밀을 담아낸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초저예산 영화에 치열한 경쟁작들로 개봉 후 스크린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박지수는 이번 영화에서 극을 이끄는 주인공 현진으로 분해 또 한 번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태국 이주민 마이라띠마 못지 않은 존재감이다. 4년이 걸렸다. '마이라띠마' 이후 승승장구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박지수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꾸준히 활동했지만 첫 작품 만큼의 임팩트는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보석은 반드시 빛나기 마련이다. 박지수는 '사월의 끝'으로 이를 증명시켰고,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다소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해 그 이미지가 강렬할 뿐, 실제 박지수는 새하얀 얼굴에 밝은 성격이 매력적인 배우였다. 연기에 대한 똑부러진 의식까지. 기회만 잡으면 훨훨 나는 것은 박지수에게 시간 문제다.-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다."그냥 보통의 나라면, 내 성격이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다. 연기니까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했다. 일단 마음이 아니라 머리로부터 이해를 해야 하는 것 같다. '이래서 이랬구나'라는 식으로 인과관계를 따졌다. '나라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감독님과 소통했다." - 작품도 어려운데 과정도 힘들었을 것 같다."감독님도 이 작품을 만드실 때 어디서 모티브를 얻은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 그냥 쭉쭉 써 내려갔다고 하셨다. 때문에 캐릭터를 온전히 배우에게 맡겨 주셨다. 촬영이 다 끝난 후 '이 캐릭터는 지수 네가 만든거야'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그제서야 힘들었던 과정이 이해가 됐다." - 책임감과 부담감은 없었나."신인에게 그런 기회를 주셔서 오히려 감사했다. 이번 현장에서는 진짜 배우로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자유롭게 해 본 것 같다. 다른 영화에 비해 넉넉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좋은 시도를 해 볼 수 있었다." -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첫 느낌, 첫 인상은 '와, 이 영화 대박이다!'였다. 반전이 기발해서. 읽으면 읽을 수록 '어떻게 흘러갈까' 싶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엄청 몰입해서 읽었고 기대 이상이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형식의 시나리오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 가장 공감하기 힘든 포인트는 무엇이었나."두 세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일단 피해의식을 느끼는 부분이었다. 이 친구는 너무 너무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화목함을 모른다. 이 부분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실제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그로인해 성장 과정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전체 촬영이 18회차였다. 한 달도 안 돼 끝났다. 엄청난 스파르타다.(웃음) 그 짧은 시간동안 캐릭터를 온전히 맏아들여야 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나는 몰랐는데 어느 날 편집 기사님이 '진짜 많이 힘드셨나봐요'라고 하시더라. '왜요?'라고 물었더니 피부에 티가 많이 난다고 하셨다. 내 몸이 피곤해 했던 것 같다." - 민낯이 신경 쓰이지는 않았나."사실 민낯처럼 보이지만 분장이다. 감독님께서 공부에 찌들어있는 그런 상태를 보여주고 싶어 하셨다. 헝클어진 헤어스타일까지 의도된 것이다. 일부러 정리 안 한 것 같고, 꾸밀 시간조차 없이 공부만 하는 사람처럼 보이길 바라셨다. 예뻐 보이는 것은 처음부터 포기했다. 예쁨을 보여줘야 하는 작품은 아니니까. 나 자신보다도 캐릭터로, 극중 인물로서 보이는 것에 집중했다." - 욕 대사가 굉장히 차지더라. 캐릭터의 변화를 집약하는 한 마디였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실제로 염두해둔 부분이었다. 한 단어지만 반전을 알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그러한 대사와 행동을 취한다. 현진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감히 네가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나서?' 이런 마음으로 연기했다. 그 때 만큼은 현진의 심리가 범죄자나 살인자와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 - 감독님은 작품의 강렬함과는 정반대로 선한 느낌이더라."정말 너무 순수하고 착한 분이다. 그리고 나를 약간 딸처럼 생각해 주셨다. 감독님이 원래 각본 위주로 쓰는 분위다 보니 나를 염두해 두고 이것 저것 차기작을 생각 중이라고 하시더라.(웃음) '춤 잘 추니?' '좋아해요. 취미이기도 해요'라는 대화도 나눴다. 감독님은 정말 영화를 사랑하고 즐기면서 일하는 것이 느껴지더라. 감독님의 순수한 영화, 사랑에 대한 영화도 재미있을 것 같다." >>②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사진= 김진경 기자 2017.09.2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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